재판 중 사라진 '사실상의 탈옥수들'…"민간 협조가 검거 핵심"

 人参与 | 시간:2024-03-29 21:29:18

재판 중 사라진 '사실상의 탈옥수들'…

[MT리포트-감옥 대신 거리 활보하는 그들]④

"자유형 미집행자를 빨리 검거하지 않으면 어떤 추가 피해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원활하게 검거하려면 민간의 협조가 꼭 필요합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자유형 집행계 김형동 검찰 수사관(50)은 자유형 미집행자 검거가 범죄를 저지르고 달아난 용의자 체포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최근 10여년 동안 집행 업무를 한 베테랑이다. 통영지청은 지난해 66명의 자유형 미집행자를 검거했다. 통영지청 자유형 집행계 인력이 2명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깜짝 놀랄 성과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실형을 확정 선고받았지만 실제 집행을 피해 달아난 사람들로 '사실상의 탈옥수'로 불린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자유형 미집행자는 누적 기준으로 6083명이었다. 사례를 보면 사기·음주운전 등 서민이나 이웃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들을 법이 정한 '형 집행 시효' 안에 잡지 못하면 처벌할 수 없게 된다.

문제는 미집행자를 검거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다는 점이다. 미집행자들은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주거지를 옮기는 등 온갖 수단으로 몸을 숨기지만 이들을 잡기 위해 수사당국이 동원할 수 있는 강제력은 미진하다. 법률상 미집행자에 대해서는 수사 단계에서처럼 압수수색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할 수 없다. 수사관들이 통신자료를 바탕으로 각자 노하우를 활용해 미집행자를 검거하는 데는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걸린다.


야간주거침입 절도죄로 2022년 8월 실형이 확정된 A씨(44)도 지난해 11월에야 경남 고성군 주택가에서 검거됐다. 검찰은 사용이 정지됐다가 재개된 A씨의 휴대폰 사용 기록을 토대로 대략적인 거주 지역을 파악한 뒤 실제 주거지를 특정하기 위해 A씨가 자주 사용하는 배달업체를 방문, 업주를 설득한 끝에 A씨의 주소를 알아냈다.

김 수사관은 "실제 주거지를 파악한 뒤에도 수차례 현장에 나가 대상자의 특징을 파악한다"며 "도주 등 돌발행동을 예상해 사고가 나지 않게 검거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A씨 검거 사례는 미집행자 검거에 결정적 단서를 가진 민간의 협력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한다.

'어선 선급금' 사기 사건으로 2022년 10월 징역 8개월이 확정됐던 B씨(52)를 검거하는 데도 1년이 걸렸다. B씨는 연인 C씨 명의의 휴대폰을 사용했는데 C씨에게 다수의 주취 관련 범죄경력이 있었던 게 실마리가 됐다. 주취 소동이 습관성인 데 착안한 검거팀은 지역 파출소에서 주취 소란 등으로 신고된 내역을 제공받아 주거지를 특정, C씨와 함께 살던 B씨를 검거했다.

수차례 음주·무면허운전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섬마을에 잠적해 선원 생활을 하던 D씨(29)는 해경의 협조를 받아 선박과 동선을 특정한 뒤 홀로 퇴근할 때 노려 실형 확정 4개월 만에 붙잡았다.

김 수사관은 "검찰은 축적된 역량과 모든 방법을 동원해 도주한 자들을 끝까지 쫓아 붙잡을 것"이라며 "점점 진화하는 도주 수법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가 정비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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